[아이뉴스24 라창현 기자] 2026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국회를 찾아 협력을 부탁한 가운데 여야의 모습을 엇갈렸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약 22분간 33번의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며 호응했고, 국민의힘은 3년 전 민주당처럼 본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이 대통령 연설에 화답하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10시 6분쯤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어 최민희 의원 등 중앙통로에 2열로 늘어선 민주당 의원들과 약 2분간 악수와 환담을 주고받으며 단상까지 이동했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예산안 설명에 앞서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성과를 언급하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 8분 시작해 10시 30분까지 진행된 시정연설에서 박수는 '총 33번' 나왔다. 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 진보당 의원 등도 함께해 초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연설 시작 후 가장 먼저 박수가 나온 시점은 이 대통령이 "경주 APEC의 성공을 위해 힘을 모아주신 모든 국민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한 직후였다.
이후 예산안 부분에서는 "불법 계엄의 여파로 심화된 민생경제 한파 극복을 위해 지난 5개월 동안 비상한 각오로 임했고, 다행히 지금 우리 경제는 위급상황을 벗어났다"고 한 부분에서 박수가 나왔다.
또 "주가지수도 4000을 돌파했다", "인공지능 시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인 만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발굴과 R&D 투자로 방위산업을 인공지능 시대의 주력 제조업으로 육성하고, 방산 4대 강국의 발판을 마련할 것" 등을 언급한 뒤에도 의원들은 박수로 호응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인공지능 부분을 언급할 때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 있다", "우리 국민이 힘을 모은다면 못해낼 일이 뭐가 있겠냐"고 한 이후에는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치고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연설이 끝난 후 단상을 내려와 손솔 정의당 의원, 김동아·박지혜 민주당 의원 등과의 악수를 시작으로 입장할 때 인사를 나누지 못한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약 5분 만에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동안 본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일어나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약 22분 간 박수와 환호성이 국회 본회의장을 감싸는 동안 국민의힘 의석은 텅 비어 있어 대조를 이뤘다. 이들은 전날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에 반발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대신 시정연설 시작 전 본회의장으로 이어지는 로텐더홀 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이재명식 정치탄압 독재정권 규탄한다", "민주당식 정치보복 국민들은 분노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어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한 후에는 '검은 마스크'를 쓰고 침묵 시위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검은 양복과 넥타이를 매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나서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라창현 기자(ra@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