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서울 강남구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국가 투자유치 행사 '인베스트코리아 서밋'에서 외투기업고충처리실 부스를 찾은 관계자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소라 기자


많은 외국 기업이 한국 투자를 결정지으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폭탄 영향으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상황에 들린 대규모 자금 조달 소식이라 반갑다.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는 10월 30일 서울에서 국가 투자 유치 행사인 '인베스트코리아 서밋'을 열고 5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 신고식을 치렀다. 전날(29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투자 신고한 6억6,000만 달러를 더하면 총 12억1,000만 달러(약 1조7,300억 원)로 행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다. 최근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어지고 있고 한미 관세 협상도 타결된 만큼 정부나 업계에서는 더 많은 투자도 가능하다고 본다.

2000여 명 찾았다…모처럼 활기 띤 투자유치 행사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이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인베스트 코리아'에서 축사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제공


이날 찾은 서밋 현장은 외국인 투자가, 외국상의 관계자, 국내외 기업인 수백 명으로 북적였다. 올해 21회째인 이 행사는 APEC에 맞춘 경제협력 행사로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져 사흘 동안 2,000여 명이 다녀갔다. 전날 아마존웹서비스(AWS), 르노 등 7개 글로벌 기업은 5년 동안 9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해당 계획 중 6억6,000만 달러에 대한 투자 신고식을 현장에서 진행했다. 투자 계획에 따르면 AWS는 2031년까지 50억 달러 이상을 한국 클라우드 인프라 확충에, 르노는 한국 생산 라인을 전기차 생산 설비로 바꾸는 데 자금을 댄다.

"기술력·근로자 뛰어나" 외국기업, 한국에 투자한 배경



10월 3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인베스트 코리아'에서 참석자들이 연사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 제공


이날은 프랑스 자동차 부품기업 '발레오(Valeo)', 일본 화학기업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등 반도체‧미래차‧해상풍력‧첨단소재 분야 7개 글로벌 기업이 투자를 신고했다. 발레오 그룹 관계자는 "한국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핵심 국가 중 하나이며 우수한 품질과 높은 기술력, 헌신적인 근로자도 있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오스트리아 빈의 식품기업 아그리나도 투자를 확정했다. 옐리 아얄로 부사장은 "산업의 흐름을 이끄는 한국에 자리 잡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하다"며 "한국 사람이 어떻게 먹고 느끼는지 배울 것"이라고 전했다.
램리서치코리아테크놀로지, HP프린팅코리아, 코닝정밀소재 3개사의 연구개발(R&D) 센터 지정식도 진행됐다. 이들은 국내 기업들과 R&D 협업을 통해 국내 첨단 산업의 역량을 키워갈 예정이다.
정부는 투자 유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첨단 산업의 경쟁력 강화 △수출시장 다변화 △외국인 투자 지원 체계 고도화를 추진한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외국인 투자는 한국의 수출과 일자리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한국 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정부는 한국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선택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